무덥던 여름이 지겹기만 하더니, 지난 금요일부터 부쩍이나 서늘해져서 주말에 자전거를 타러 나갈까 하다가 오랜만에 등산을 겸한 산책을 하기로 마음먹고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북악 스카이웨이. 인근 전철역에서 북악 팔각정이 있는 곳까지 산책해서 올라갈까 했으나, 팔각정에 주차장이 있는 관계로 편하게 팔각정에 주차를 하고 그 인근 산책로를 걷기로..
북악 팔각정 전경. 1층에는 카페, 2층에는 레스토랑이 위치해있고 바로 인근에 편의점도 있었다.
이곳 북악 스카이웨이는 평소에 자전거 커뮤니티에서 많은 사람들이 업힐을 즐기는 최고의 명소로 익히 들어왔었고, 또한 드라이브코스로 그리고 야경을 구경하는 코스로 유명한 곳이다. 서울에 살면서 언젠간 한번 가봐야지 하다가 이제서야 가족들과 오게 되었다. 온통 먹구름이 끼어 있었지만, 팔각정에 오르니 이쪽 사진에 바라보이는 View로는 다행이 파란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오랜만에 청명한 파란하늘을 바라보니 토론토에서 지내던 때가 생각났다.
DSLR로 찍는 셀카.
등산화도 신고 스틱도 챙기고, 컵스카우트에서 지급받은 등산백까지 갖추고 나온 연준이.
팔각정에 있는 느린 우체통 .엽서를 적어 넣으면 1년뒤에 전달 된다고 하는데..
팔각정 2층에서 바라돈 전경
팔각정을 그렇게 Quick 하게 둘러보고, 산책로를 따라 걷기 시작. 여러 코스가 있었는데, 우리 육씨네 가족이 택한 코스는 [북악팔각정 출발] → [Skyway의 하늘마루] → [2산책로의 성북천발원지] → [1산책로를 통해 팔각정으로 복귀] 하는 코스였다. 팔각정을 중심으로 갔던길을 되돌아 오지 않고 짧게 다녀올수 있는 코스로 선택한 코스였는데, 아이들과 가볍게 즐기면서 산책하면 2시간정도가 걸리는 적당한 루트였던것 같다.
팔각정을 나와 왼쪽길로 들어서면 Skyway 의 하늘마루 방향 길이 나온다. 산책 시작~~!! 날이 선선하고 바람도 솔솔 부는게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10여분을 걸어내려오니, 2산책로로 갈라지는 길이 나온다. 이 곳은 일명 김신조 루트라 해서, 북한 공작원이 청와대를 습격할때 이용했던 길이라고 한다.
[경향신문, "북악산 산책길 3단계 완공…‘김신조 루트’ 모두 열렸다", 2010/02/21]
서울 성북구는 이른바 ‘김신조 루트’라는 이유로 42년 동안 공개가 미뤄졌던 북악산 3산책로를 27일부터 개방한다고 21일 밝혔다. 성북구는 또 북악산과 북한산을 연결하는 보행 육교도 동시에 준공한다고 덧붙였다. 성북구에 따르면 3산책로는 숲속다리에서 2산책로 윗부분과 연결하는 총 640m 구간으로 오르막과 내리막이 4차례나 반복되는 곳이다. 이 구간은 1968년 북한 공작원 31명이 청와대를 습격할 때 이용해 폐쇄됐다가 42년 만에 완전 개방되는 김신조 루트의 마지막 부분이다. 구는 또 2산책로 정상에서 북한산 스카이 산책로를 연결하는 보행 육교인 ‘하늘교’도 조성했다고 밝혔다. 하늘교는 폭 5m, 길이 26m다. 구는 정부와 시에서 지원받은 예산으로 지난해 1월부터 북악 하늘길과 연결되는 산책로 3곳을 만들면서 북악산길의 낡은 펜스 1.6㎞를 철거하고 군초소 등으로 쓰였던 숲 5000㎡를 복원했다.
총 4㎞에 이르는 김신조 루트는 지난해 3월 1산책로로 조성돼 처음 개방됐으며, 2산책로는 같은 해 10월 개방됐다. 구 관계자는 “서울 속의 비무장지대(DMZ)로 일컬어질 정도로 생태적 가치가 높은 만큼 등산객들에게 좋은 산행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2211825315&code=940100
이 루트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서울시의 전경을 바라볼수 있는 전망대가 곳곳에 있었다. 이 곳을 산책할때에는 망원경은 필수.
산책로 곳곳에 아이들과 같이 공부하고 갈 수 있는 표지판들이 있어 산책길을 즐겁게 해주었다.
등산하다 말고 "Cheer Up" 노래에 맞춰 댄스..
이 산책길의 가장 좋았던 것. 곳곳에 좋은 시(Poet)를 이쁘게 장식해 놓아서, 아이들과 함께 몇구절 외우면서 합격하면 지나가는 놀이를 했는데, 김소월님의 "산유화"는 금방 외워서 무사통과.
날씨가 청명해서 저 멀리 잠실의 롯데월드타워까지 바라다 보인다.
산책길 곳곳에 이렇게 계단과 함께 잠시 쉬어가는 벤치가 마련되어 있었다.
박목월님의 "청노루" 도 합격.
내리막과 오르막이 반복되다 보니, 아이들이 조금 힘들어 하긴 했지만 너무 쉽지도 않고 너무 어렵지도 않았던 적당한 코스였다.
오랜만에 나선 산책길. 간간히 비가 내리기도 하였으나 여러모로 시원한 날씨에 즐거운 산책이었다. 서울 시내에 이렇게 좋은 산책코스가 있는게 고마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