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기간을 활용해서 아이들과 함께한 연휴, 한국에서 접하기 힘든 Winter Adventure 겨울체험 프로그램을 즐기기 위해서 알아보니, 캐나다 온토리오주 토론토 인근에서는 Snowmobile Tour, Sleigh Ride, Snowshoeing, Ski and Board Camps 등등이 있는데 이런저런 준비된 장비가 많지 않은 관계로, 간단한 장비로 반나절 즐길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고르다 보니, Dog Sledding 을 하게 되었다.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얼마전 "아빠어디가" TV 프로그램에서 캐나다 벤프에서 개설매를 탄걸 알았다.
토론토와 아주 가까운곳에는 개썰매 탈수 있는 곳이 없고, 좀 나가야 하는데, 주로 알곤퀸 주립공원 근처로 많은 개썰매 체험장들이 있었다.
마침 2월 16일이 캐나다 Family Day 라 대부분의 체험장들이 Sold-out 이었으나, 다행히 우리 육씨네 가족은 Orillia (토론토에서 1시간 30분거리) 에 위치한 곳에 오후 13:00 Time 에 자리가 있어서 이 곳으로 향하게 되었다.
선택한 체험 프로그램은 Half day Dog Sledding 코스로서 2-3시간 타는코스인데, Full day 로 하루 5시간 타는 코스도 있었고 다른 곳에서는 몇일짜리 코스도 있었다. 체험하고서 느낀 것이지만, 기온이 영하 15~20도에 체감온도는 영하 25도 정도였는데, 반나절 체험하는것만으로도 손과 발이 동상이 걸릴 정도였으니, 추운날 Full day 로 5시간 체험하는 것은 아주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특히나 아이들과 함께라면...
약속된 곳의 GPS 좌표만 가지고 운전해서 한시간 반을 달려 갔더니, 조그만 집채가 나오는데, 그곳이 Office 였다. 체험하는 사람들 모두 개개인이 종이에다가 서명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자세히 읽지는 못했지만 개썰매 타는중에 사고로 다치거나 하는 경우에 본인이 책임진다는 그런 내용이 아니었을까 싶다. 좌우 조정이 불가능한 개썰매인 관계로 커브를 돌다 보니 잘못하면 썰매가 옆으로 엎어지기도 하였고, 숲속 길의 경우 경우에 따라서는 개는 잘 지나가더라도, 길 가에 있는 나무들과 썰매가 부딛치는 경우도 몇번 있긴 했었으니, 자칫 방심하다가는 크게 다칠수도 있을것 같아 보였다.
오전에 체험을 끝내고 마친 일행중의 10대 흑인 청소년 한명은 손이 너무 시려워서 도착하자 마자 울어버렸는데, 그냥 그 아이의 인내심이 부족한게 아닐까 생각했었으나, 나중에 타고 보니 그게 결코 인내심만의 문제는 아니었던 것을 알았다.
도착하니 눈이 한 50cm는 족히 쌓여 있었다.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눈이다.
아이들은 아무런 발자국이 없는 눈밭에서 처음으로 자기만의 흔적을 남기는것이 꽤나 의미 있고 재미있다고 생각하는것 같다.
출발에 앞서, 10여분간의 주의사항을 듣긴 하였으나, 설명의 10%도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무슨말인지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캐나다의 영어 사투리로 얘기를 한건지,,, ㅜ.ㅜ. 그냥 본능으로 타는 수 밖에.
설명을 듣고 좀 걸어가니 많은 개들이 대기 하고 있는곳이 나타난다. 돈벌이 수단으로 매일같이 썰매를 끌어야 하는 개들이 순간 불쌍해 보였다.
출발전 기념사진. 이때 한번 써먹을 거라고, 10년도 더된 서울 집 서랍에 처박혀 안쓰던 스키고글을 이번에 가지고 왔다.
한 썰매에 4마리의 개가 끌고, 성인 두명까지 탈수 있는 썰매이다.
자.. 드디어 출발.... 우리 가족은 두 썰매로 나누어 타고 나란히 출발을 하였는데, 4마리가 끄는 힘 치고는 꽤나 빠른 속도였다. 개 들이 힘들때에는 목이 말라서 눈을 퍼 먹기도 하고, 가야 하는데도 멈춰서서 똥 오줌을 싸는 경우도 빈번했다. 앞 썰매의 개가 똥을 싸면 뒷 썰매는 그냥 깔아 뭉개고 가기도 하였다.
앞 썰매가 가는 길을 알아서 잘 찾아서 뛰어가기 때문에, 개들이 잘못된 길로 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안해도 되었다.
햇볕이 비춰서 사진으로 보면 따뜻해 보이는데, 실제로는 바깥에 서있는것 조차도 힘든 영하 20도의 날씨였다.
평지를 지나 숲속으로.. 숲속 길의 경우 경사로들이 많아서 아주 스릴있는 장소가 많이 나왔다.
평지를 갈때에는 그다지 위험하지 않았으나, 숲속을 지나갈때 큰 나무 사이 커브를 돌때에는 제법 위험한 순간을 몇번 경험하기도 하였다.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 건 아니고, 정해진 길을 따라 가는것인데다가, 조정 가능한것은 그냥 발로 밟는 브레이크 뿐. 여러개 조가 일렬로 줄지어 가는 관계로 한 썰매의 개에 문제가 있거나 해서 지체되는 경우 종종 쉬어서 기다렸다, 다시가길 반복 하였다.
그렇게 1시간정도를 달렸을까 모닥불이 지펴져 있는 휴식처에 와서 몸을 녹일수 있었다.
연준의의 모습이 너무나 춥고 처량해 보인다. 실제로 손이 꽁꽁 얼어 있었다.
아이들은 손발이 시려워서 많이 힘들어 하긴 했는데 잠시나마 따뜻한 불가에 앉아서 20-30분정도 쉬면서 몸을 녹이면서 휴식을 하고 다시 출발.
썰매 하나가 지체되면 모든 썰매들이 대기해줘야 하기 때문에 3-4분 정도 가다가 서다가를 반복한다.
우리 연준이는 손이 시려워서 엄마 머플러로 손을 감싼채로 앉아서 간다.
가던길과 약간 다른 루트로 한시간 좀 안되는 거리를 달려오는데, 추워하는 아이들이 안타까워 빨리 도착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평생 한번 할까 말까 한 체험 프로그램이 아닐까 싶어서 그냥 추위를 즐기는데 오히려 맘 편했다.
그나마 그 전날에 비해서 좀 더 따뜻하고 햇볕도 비치는 화창한 날이었지만, 영하 20도가 넘는 추위에서 체험한 반나절동안의 개썰매 타기는 제대로 준비를 안해서 타기에는 너무 너무 추운 경험이었지만, 캐나다에 있을때 아니면 경험해 보기 힘든 프로그램이라 생각하면 그 비용이 그리 아깝지만은 않았다. 아이들도 추운거 빼고는 재미있었다고 하니, 그걸로 만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