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일요일 오후. 온 가족이 동네 뒷산 산책을 나갔다. 나는 달리기를 할 요량으로 , 아들녀석은 평소에 좋아하는 자전거를 탈 생각을 하고,, 와이프와 큰 딸 Amy 는 산책 + 가벼운 조깅을 할 생각으로..
자전거를 타기 좋아하는 아들은 산책로 옆에 있는 공터에서 자전거 타고 놀고 있으라 했더니, 혼자 있기 싫다고 달리기를 하기 시작한 나를 뒤따라 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산길의 특성상 오르막 내리막이 있는 관계로 자전거를 탄 아들녀석이 뒤 따라오지 못하고 낑낑대기 일쑤였다. 그렇게 좀 뛰다보니, 한참 뒤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끌다가 반복하던 아들이 큰 소리로 멈추라고 소리를 질러댄다.
평소에 달리기를 즐겨하던 나는 달리던 페이스도 있고 5km 남짓 되는 3바퀴를 채울동안은 멈추지 않고 달려야 하기에 뒤도 안돌아 보고 계속 달리기 시작했으나, 너무 큰 소리로 아빠를 찾아대길래 달리기를 멈추고 기다려서,
아빠 : "넌 공터에서 자전거 타고 있으라 하니깐 왜 따라와서 아빠를 못 달리게 해 ? "
아들 : "혼자 있기 싫어서요"
아빠 : "오르막이 많아서 자전거로 타고 다니기 힘들다고 예기했잖아"
그렇게 잠시 대화를 나눈뒤 다시 공터근처에서 만나서 쉬고 있으라고 야단을 치니, 혼자 울먹이더니 혼자 자전거를 타고 앞서 나간다. 아빠보다 먼저 출발해서 같이 들어오고 싶었던 모양이다. 결국 먼저 출발한 아들은 타다 끌다를 반복하더니 한바퀴를 돌아 먼저 도착했다.
그렇게 산책아닌 산책을 마치고 우리 가족은 식사를 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저녁시간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아들에게 너무나도 못할 행동을 한것 같아 후회 막급이다. 평일저녁에 아이들과 같이할 시간이 거의 없는 마당에 주말에 잠시 같이 놀러나간 시간동안에도 과연 내 운동을 꼭 해야만 했을까 ? 아이들과 왜 그냥 같이 놀아주지 못했을까 ?
그렇게 아들을 야단치고 편치 않은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산책로에서 아파트로 연결되는 입구에는 높은 계단이 있다. 자전거를 들어주던 나에게 아들녀석이 물어보았다. "아빠.. 아빠랑 같이 산책 나갈때 내가 자전거 가지고 나가면 아빠가 계단 지나갈때 들어줘야 하니 힘들죠 ?"
아들은 아빠 힘들거 생각하는데, 아빠는 아들 안챙기고 운동하려 했던게 후회되고, 뭐라 할말이 없어지는 순간이었다. 아침에 출근길에 곤히 잠들어 있는 아들녀석의 볼에 입맞춤을 하고 출근했는데, 회사에서 계속 마음에 걸린다. 아이들 아빠로서 부끄러운 행동 하지 않도록, 반성해야 겠다.
연준아.. 철없는 아빠의 잘못을 용서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