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Blog

D학점과 고마운 발 싸다구 한방

6cne.com 2017. 9. 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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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학점과 고마운 발 싸다구 한방]

인생을 살아오면서 뭔가 나한테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계기가 되었던 경험들이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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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 ? 대학생이던 당시 여자친구와 같이 시간 보내려고 들었던 대학교양수업으로서의 수영, 1학점짜리 교양이라 등한시 했던 나는 D학점을 받았고, 교양에서 D를 받은것에 분했던 나는 수영을 ㅎㅎ 재수강을 하면서 열심히 해서 다음학기에 결국 A를 받았다. 그렇게 나의 수영생활은 시작되었고, 수년간 수영을 하다 보니 어느새 수영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운동이 되었다. .

그리고 지난 2013년, 동네수영장 연수반에서 강습시간에 뺑뺑이만 돌다보니 수영이 재미없어질 무렵, 철인수영대회를 신청해서 나가게 되었는데, 당시 나의 기록대였던 27-28분 / 1.5km 대의 참가자들이 한레인에서 10여명이 경기를 펼쳤다. .

이 장거리 수영대회는 실내수영장에서 여러사람이 동시에 경기를 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몸싸움이 있기 마련이다. 적당히 몸싸움을 하면서 대회를 치루던 중에, 나이가 한참 많아 보이는 아줌마가 날 앞질러 가면서 킥하는 발로 나의 빰다구를 후려쳐서 시원하게 한방 맞는 기분나쁜 경험을 하게 되었다. .

발로 뺨을 맞는 평생 있을까 말까한 경험을 하고서는 그 아줌마를 앞지르기 위해서 용을 써서 다시 앞지르긴 했으나 나중에 결국엔 보기좋게 역전을 당했다. 나는 27분대, 아줌마는 26분대. .

30대 후반이었던 그 당시, 그래도 젊다고 생각했던 나는 체력 좋고 수영 잘하시던 나이많은 아줌마의 발싸다구 한방 덕분에, 기초 체력을 더 키우기 위해 설렁설렁 해오던 웨이트트레이닝을 보다 체계적이고 꾸준하게 하게 되었고, 그 웨이트를 아직까지도 즐기고 있다. (아쉽게도 몸이 커지고 근육이 많아지면서 수영기록은 더 나빠지고 있지만.)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고 즐기다 보니 주변사람들로부터 (적당히) 몸좋다는 얘길 들을 정도가 된 내 몸을 보면, 아직도 내 몸이 어색하다. 몸 이쁘게 만드는 법은 모르는데 운동 열심히 하다보니 만들어진 이정도 수준의 몸이, 그냥 고마운 그런 느낌 ? 😜

운동을 스스로 해야겠다는 동기부여차원에서 지금 생각해보면 참 고마웠던 경험이 아니었나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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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이 당시 뺨다구 맞았던 그날 수영 대회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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