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story/해외여행-유럽

연주아빠엄마의 단둘이 떠난 유럽 여행(프랑스,스위스) ♬ (2007.04.19)

6cne.com 2009. 8. 2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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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25일부터 4월 3일까지 12일간의 스위스, 프랑스 여행기간동안 촬영한 사진들입니다.

( 스위스 - 취리히/루체른/인터라켄/로잔,  프랑스 - 파리/생말로/몽생미쉘 )





평소에 유럽이란 곳에 대해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던 육씨네 부부, 12일간의 일정으로 드디어 유럽 2개국 탐방을 나선다. 3개국(프랑스,스위스,이태리) 로 하려 했으나, 보다 더 여유있는 여행을 위해서  프랑스,스위스 2개국으로 줄이고,  여행준비를 마쳤다. 취리히 In, 파리 out 의 일정으로 3/24일부터 4/3일까지의 여행이다.

3월 24일 드디어 출국날. 출국 항공기는 KLM항공의 오후 14:55분 비행기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갈아타서, 스위스의 취리히로 들어가는 항공편이다.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3월 23일 어제날짜로 김포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연결되는 전철이 개통되었다 하여, 우선 김포공항역에 내리니 정말로 인천 공항행 열차통로가 나온다. 그냥 서울에서 쓰는 교통카드로 탑승이 가능하니, 엄청 편리해졌다. 하지만, 아직 개통한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아서인지,실제 인천공항이용을 목적으로 하는사람은 거의 안보이고, 구경나온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대부분이었다.

인천공항 철도역에서 한참을 걸어가니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여전히 해외로 나가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우리는 스위스의 취리히에  도착해서 숙박을 하게될 호텔의 숙박권(Voucher)를 출력하지 않아 공항내에 있는 KTF 멤버스라운지에 들러 간단한 공짜 음료수를 마시며  숙박권을 출력하고 잠시 쉬다가,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타자마자 좀 있으니 식사가 나온다. 비빕밥인데, 작년 출장갈 때 아시아나항공에서 먹었던 비빕밥과 비교해서 너무 부실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기내 식사는 마치 소꼽장난하는것 처럼 귀엽다. 

비행기에 탑승하니, 여행중 알람시계용도로 가져간 휴대폰이 먹통이다. 애니콜은 가능했는데, cyon 은 시간 강제지정이 되지 않아 해외에서 쓸수 없는 것 같았다.  스위스는 탤런트 조한선이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어서 한국 스위스 관광청에 가서 받아온 안내책자중에서 조한선과 함께한 여행화보집이 있었다. 우리는 조한선 화보집, 스위스 허니문 가이드, 그리고 우리가 이번 여행에가장 의존하게 될 ‘이지유럽’ 책을 보면서 대부분의 비행시간을 보냈다. 

 

10시간 비행끝에 암스테르담공항에 도착, 취리히행 항공으로 Transfer 하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있어 여기저기 서성이다 보니 안락의자가 있어 거기서 잠시 쉬다가 취리히행 항공으로 갈아탔다. 근데, 10시간 비행하던 아까 항공기와는 달리 1시간 비행하는 작은 비행기라 그런지, 소음도 심하고 비행기의 흔들림이 심해서 자동차를 타고 가는것과 같은 착각을 느꼈다.

암스테르담에서 취리히까지는 약 1시간정도가 소요되는데, 간단한 식사가 빵으로 나왔다.  취리히로 가는 비행기 좌석 바로 옆에 앉은 분은 한국분이 었는데,  낯이 익었던 그 사람은 김포공항에서 인천공항가는 열차이용 할 때 맞은편에 앉았던 사람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말을 걸었다. 그 분은 근무하는 회사 본사가 스위스에 있어 교육받으로 왔다고 하였다.   

스위스 시간으로  밤 10시가 다되어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찾고 호텔 버스를 찾아 탔다.  우리가 유럽여행에서 처음 묵을 숙소는 취리히 공항 근처에 위치한 Movenpick 호텔이다. 출력해온 호텔 숙박권(Voucher)을 보더니, 진경이는 호텔이 Voucher hotel 이냐고 묻는다. 그것땜에 한참을 웃었다.

한국에서 출발 몇시간 전까지 다른곳(Coronado)에 예약되어있었으나, 알고보니 그 호텔이 공항-호텔간 셔틀버스도 인당 15 chf 을 따로 내야 하고 아침도 따로 돈내고 먹는 호텔이라서,  예약비(10$)까지 그냥 날리면서 급하게 예약취소하고 다시 잡은 호텔이 이곳 이었다. 밤늦게 시내까지 나가지 않고 공항근처 호텔에서 묵고 다음날 시내로 향할 생각이었는데 첫 날 숙소를 조금 비싼곳을 하더라도 공항에서 가까운 곳을 택한것은 참 잘한 선택이었다.

호텔은 깔끔하고 편해서 참 맘에 들었다.  진경이는 여행기간 내내 이런 숙소에서 묵었으면 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이런 호텔은 오늘이 여행기간 중 첨이자 마지막임을 난 안다. 진경이와 나, 단 둘이서 누구하나 도움주는 사람없이,   패키지여행도 아니고 우리가 숙박, 식사, 교통 등등 모든것을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이번 여행을 준비한 내 책임이 막중했다.

진경이의 말한마디 ‘우리 유럽여행 갈까?’ 에 시작된 여행준비, 많은 돈이 들어가는 여행이니만큼 한 10일간에 걸쳐서 인터넷 여기저기를 찾아다니면서 정보를 얻고, 배낭여행족들의 설명회도  한번 참석하고, 책을 사서 공부하고,  스위스 관광청에 가서 자료도 받아오는 등의 많은 노력을 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3-4달 전부터 여행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루트를  짜는 등의 준비를 하지만, 급하게 준비한 탓에 숙식, 관광루트등에 대해서 준비가 좀 미흡한 점도 있지만, 그저 별 탈 없이 알찬 여행이 되길 바랄 뿐이다.

유럽여행에서 하루가 지났다.  시차적응이 되지 않아 그다지 잠은 오지 않는 시간이었지만, 내일부터의 활기찬 여행을 위해서 진경이와 난 그렇게 호텔에서 잠을 청했다. 여행기간 동안 아무런 차질없이 다치지 않고, 안전하고 편안하게 진경이와 재미난 여행이 되길 간절히 바라면서.. (2007.03.24)

밤사이에 이곳 유럽은 썸머타임(Summer Time)이 시작되어 1시간이 빨라졌다. 아침 6시 (실제시간으로 5시)에 일어나서 호텔 레스토랑에서 간단히 빵과 계란등으로 식사를 했다.   우리는 공항으로 다시 호텔버스를 타고 나와 취리히공항역에서 시내에 위치한 중앙역으로 기차를 타고 이동했다. 유레일 패스를 개시하는 날이라 기차는 어디구간을 타고가도 무료  탑승이 가능하다.

유레일 패스가 있으면 표를 무료로 주는줄 알고서, 매표창구에서 패스를 여주니, 영어로 얘길 하는데, 그냥 공짜로 탈수 있다고만 하고  표를 주지 않아 기차타는 곳으로 가니, 우리나라처럼 표 검사하는 사람이나 창구가 없이 바로 탈수 있게 되어있었다.

중앙역에 도착하자 마자 우리는 코인락커에 짐을 보관하고 간단한 짐만 챙겨서는 관광에 나섰다. 근데 생각보다 날씨가 좀 추운 편이다. 거기다가 일요일이라 거리의 가게들은 거의 문을 닫고 장사를 하지 않아,  거리에 사람도 잘 안보이고 썰렁한 분위기였다. 페스탈로치 동상을 지나, 발리(Bally) 매장이 나왔다. 지상 6층의 큰 건물로 책에도 소개가 되어 있어 구경을 해보고 싶었으나, 장사를 하지 않아 바깥에서 잠시 구경만 하고서 린덴호프광장(Lindenhof platz)으로 향했다.

광장이라고 해서 꽤나 클 거라 생각했으나 실제로 가보니 조그만 잔디밭에 불과했다. 여기저기 안내책자에 나오는 장소인데, 이런곳이었다니, 실망이었다. 그래도 다녀가는 기념으로 우리는 린덴호프 구석에서 사진몇컷을 찍고서는 생피터교회(St.Peter)로 내려갔다. 

그리 멋진 교회는 아니었지만, 큰 시계가 인상적이었다. 거리는 인근 교회와 성당에서 울리는 종소리로 일요일 아침임을 알리고 있었다. 생피터교회를 지나오니 프라우뮌스터(Fraumunster)성당과 그로스뮌스터(Gros-munster)성당이 우리를 맞이한다. 성당 내부를 보고 싶었으나, 오후 1시 이후에 문을 연다고 되어 있다. 날씨는 싸늘하고 계속 걸어다녀서 잠시 앉아 쉬고 싶었으나, 딱히 들어갈만한 곳이 눈에 보이질 않았다. 

갈만한 곳도 없고 해서 유람선 선착장에서 시간표를 알아보고는 취리히에서 가장 번화가라고 하는 니더도로프 골목에서 점심식사를 할만한 곳을 찾았다. 우리나라의 번화가랑 비교하면 너무나 한적하고 소박한 거리였다. 레스토랑이 많이 있었으나 영어로 메뉴를 소개해놓은 곳이 별로 없어,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가지고온 책에 소개된 곳중 한곳을 찾아 들어갔다.



취리히 역의 휴게실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면서 우리는 야경을 위해 어두워 질때까지 기다리려 하다가,   여행첫날 많이 걸어서 피곤한 탓도 있고 해서 그냥  취리히 시의 야경은 포기 하기로 하고 그길로 기차를 타고 오늘의 숙소가 있는 루체른으로 이동했다. 한시간 정도 갔을까 ? 하루종일 걷고 돌아댕겨서 루체른으로 향하는 기차에서 우리는 많이 피곤함을 느꼈다.

혹시 다음날 여유가 있으면 다시 저녁에 잠시 취리히로 야경을 보러 오면 되겠지 하고 그렇게 루체른으로 향했지만, 사실 취리히로 돌아가지는 않았다. 역에 도착하니 그사이에 해가 저물어 깜깜해져 있었다.  숙소가 역에서 한10여분 거리에 있어 짐을 끌고 지도를 보면서 숙소에 찾아 들어갔다.  루체른의 밤거리는, 너무나 썰렁했고, 으시시하기 까지 했다. 

우리가 루체른에서 묵게될 숙소는 Tourist hotel 이란 곳인데, 이름말 호텔이지, 호스텔이었다. Dormitory 형태로 배낭족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이고 나름대로 인터넷으로 찾아본 결과 평판이 좋아서, 우리는 이곳 2인실을 예약해온 상태였다.

하지만, 어제 숙소가 너무 좋아서 그런탓인지, 숙소에 들어간 순간 방안의 모습이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다. 시설이 더럽거나 한건 아니었지만, 썰렁한 방안에 침대 두개, 세면대 하나만 놓아져 있을뿐...진경이도 좀 떫 더름한 표정이다. 그래도 이렇게 먼  타지에 우리가 편안히 잠 잘수 있는  깨끗한 숙소가 있음에 만족하며 그렇게 잠들었다. / 2007.03.25


아침에 숙소에서 식사를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양인이었다. 우리는 식사를 하면서, 혹시 한국말이 들리는가, 조용히 귀귀울여 들어봤지만 한국사람은 없었다. 유럽에 온지 3일째, 아직 우리는 한국말을 들어보지 못한 탓에 한국사람이 꽤나 그리운 상황이었다. 숙소(Tourist hotel)에서 아침을 먹고서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숙소에서 나오자마자 우리는 한국으로 전화를 하기 위해 하는수 없이, 스위스 전화 카드를 구입했다. 새로 구입한 카드로는 국제전화가 쉽게 되었다. 

우선 카펠교 근처의  예수회 교회를 시작을 둘러보고선 루체른 기차역 근처에 있는 KKL 문화센터에 갔다. 외관이 세련되 보이는 KKL센터는 유명한 사람이 건축한 곳으로 복합문화센터였는데, 우리에겐 그다지 좋은 구경거리는 되지 못했다.

카펠교도 한번건너보고, 루체른 구시가지 쪽으로 가서 쇼핑을 즐겼다. 스위스 물가가 많이 비싸다고 하지만, 쇼핑상가들에 전시된 물품들은  그다지 비싼 편은 아니었다. 점심은 구시가지에 위치한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로 해결하고, 빈사의 사자상으로 올라갔다.

빈사의 사자상은 프랑스 혁명당시 루이 16세를 보호하기 위해 죽어간 스위스의 용병을 기리기 위한 기념비로, 그 배경은 알고 갔지만, 실제로 보고 있으니, 사자의 눈빛이 더욱 애처롭게 느껴지는것 같았다. 그 근처에는 빅토리녹스 나이프를 비롯한 각종 기념품들을 파는  가게가 많이 있었으나, 그냥 구경만 하고 지나쳐 버렸다. 우리는 다시 구시가지 로 와서 쇼핑을 즐기고 여기저길 누비고 다녔다. Bucherer 라고 해서 각종 면세 명품들을 파는 곳이 있었는데, 그곳에 들어서자 마자 우리는  태국 신혼여행때 가이드따라 들어갔던 쇼핑상가가 생각이 나서 구경만  하고서는 나왔다. 

조금 걸어다니다 보니, 루체른의 시내쪽은 거의 다 둘러본 듯 하여, 이제루체른 시를 가로지르는 무제크 성벽으로 향했다.14세기 후반에 지어진 성벽으로 당시에는 마을 전체를 감싸고 있었다고 하나, 현재는 900미터 정도되는 성벽만 구 시가지 북쪽에 남아 있는 상태이다. 

쇼핑하느라 지친 우리는 무제크 성벽을 따라 천천히 따뜻한 봄햇살을 느끼며 그렇게 산책을 하였다.  오전에는 쌀쌀했는데, 낮이 되니, 완연한 봄이 느껴지는 날씨였다.






무제크 성벽을 따라 가다 벤치가 나와서 잠시 쉬고 있는데 ,한국말이 들렸다. 진경이는 반가운 마음에 가서 말을 걸었다. 전화카드 사용법도 물어보고,, 물론 그사람들도 왜 사용이 안되는지는 몰랐지만, 잠시 그 먼 스위스의 루체른이란 도시에서 한국사람하고 잠시 이야기를 나눈것만으로도 반가운 느낌이었다. 

성벽을 따라 돌아 나와서 우리는 숙소로 들어가 잠시 쉬었다. 하루종일 걸어다녀서 많이 힘든 상태였다. 그런데 한가지 걱정거리가  생긴것이 내일 리기(Rigi) 산에 오른후, 오후에 또 루체른 시내관광 일정을 잡아놨는데, 루체른이 생각보다 작아서 더이상볼만한 곳이 없는 것이었다.

루체른의 숙소도 어제, 오늘에 이어 내일까지 3일로 예약된 상태,  우리는고민을 한 끝에 리기산을 다녀온다음,  다음 행선지인 인터라켄으로 내일 가서 인터라켄을 관광한후, 그 다음날 인터라켄 관광일정대신에 쉴트호른 또는 융프라우요흐에 올라 가기로 결정했다.  원래는 진경이가 추운걸  싫어해서 인터라켄에서는 그냥 시내에만 있을 생각이었는데.

급하게 루체른의 숙소는 하루 일찍 떠난다고 얘길 하고, 인터라켄의  숙소는  하루 일찍 들어간다고 한국으로 국제전화를 걸어 예약대행사에 변경요청을 하였다. 그렇게 성수기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예약대행사통해서 변경이 되지 않더라도, 그냥 인터라켄으로 가서 직접 숙박비내고 가도 문제가 없을듯 해 보였다. 


그렇게 결정을 하고 나서, 우리는 구시가지에서 구입한 신발을 신고 저녁 식사도 하고 야경도 볼 겸해서 다시 루체른 시내로 향했다.   적당한 레스토랑을 발견하고 들어가서는 나는 스테이크에 감자튀김, 밥, 계란후라이가 같이 나오는 메뉴, 진경이는 스파게티를 시켰는데, 꽤나 먹을 만 했다. 밥 먹을때마다 300cc 정도되는 물을 3-4유로씩 내고 먹으려니 참 아까웠다. 

저녁식사를 마치니 벌써 날이 어둑어둑해져서 야경을 촬영할 타임 (해가져서 완전히 어두워 지기 직전) 은 벌써 지나간지 오래다. 하는 수  없이 우리는 불켜진 루체른역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내가 가져간 카메라에 간이 후레시가 달려 있어 그걸 이용하여 촬영하였는데, 그 순간은그 카메라에 코딱지 만한 크기로 붙어있는 후레시가 참으로 고마웠다. 

루체른역사를 배경으로 촬영을 한뒤, 카펠교 근처로 와보니, 이건 야경을 찍을만한 장소가 아닌듯 해 보였다.  조명도 별로 없고 썰렁~. 스위스내에서 나름대로 큰 도시인 루체른인데, 하루동안 돌아다녀본 결과 루체른은 그냥 반나절 구경하고 지나쳐도 무방할것 같았다. 사람들마다 느낌이 틀리겠지만, 시가지구경이라던지, 쇼핑은 우리가 유럽여행하는 주된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내심 시간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 2007.03.26


아침에 일어났는데 날씨가 무척 좋다. 오늘은 리기산을 오르는 날이다. 가볍게 식사를 마치고 루체른역으로  향하니  호수 옆 길로 재래시장이 열려 있었다. 루체른 숙소를 나오는 날이라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나온 우리는  재래시장을  지나서 루체른역에서 짐을 라커에 보관하고는 유람선을 탔다.  

리기산에  오르기 위해서는 비츠나우(Vitznau)로 유람선을 타고 가서 리기정상인 리기 클룸(Rigi Klum)으로 오르는 산악열차를 이용하던지, 베기스(Weggis)로 유람선을 타고 가서, 케이블카를 타고서는  리기 칼트바트(Rigi Kaltbad)로 간 다음  산악열차를 타고 리기 클룸 정상으로 오르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 

우리는 유람선을 타고 비츠나우에 내려서, 리기 정상행 산악열차를 탔다. 리기로 오르는 산악열차에는 패키지로 온 듯 해 보이는 신혼부부 4쌍이 가이드와 함께 탑승을 했다. 우리가 직접 시간표를 찾아보며 현지인들에게 물어가면서  여행을 하는 우리는 현지인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여행에 큰 도움이 되고 있었고 현지인들의 인사조차도 참으로 고맙게 느껴졌으나, 신혼부부들은 가이드에 따라 움직이면서, 모든게 준비된 일정에 따라 움직이고, 계속 한국사람들하고 다녀서 그런지, 현지인들의 반가운 인사에도 대꾸하지 않고, 같이다니는 한국 사람들하고만 말하고 있었다. 

빨간색 산악열차레 올라타니, 가파른 경사를 열차가 꽤나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게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마치 바깥에 보이는 나무와 집들이 비뚤어 진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 30분을 열차를 타고 올라갔을까? 리기 정상에 도착해서 우리는 넓게 펼쳐진 설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날씨가 다소 춥다. 하얀 눈밭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눈이 무릅까지 올라올 정도로 많이 쌓여 있었다. 시야가  밝아서 눈을 뜨기가 힘들다 보니 어제 루체른 시내에서 살려고 했던 썬그라스가 아쉬웠다. 눈이 부셔서 썬그라스가 필수다고 얘기는 들었지만 그 정도 일줄은 몰랐다. 

스위스가 아직은 겨울이어서 리기 정상에는 초원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하얀 설경만 펼쳐져 있어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정상에서의 풍경을 만끽하고서는 베기스행 케이블카가 운행하는 리기칼트 바트까지 하이킹을 하기로 하고 내려갔다.  하이킹을 할수 있는 눈 길은 리기 정상행 산악열차가 오르는 길 옆으로 눈길을  따라 계속 이어져 있었다.그 길을 따라 한참을 가다가 난 눈길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한번 찧었다. 칼트바트 바로 전 역인 Staffel 역에 이르러서 거기서부터 우리는 열차타고 내려가기로 하였다. 아쉽게도 리기 칼트바트에서 베기스행 케이블카는 운행을 안하는 상태여서, Staffel 역에서 비츠나우까지 산악열차를 타고 곧장 내려갔다.

비츠나우에서 다시 유람선을 타고 루체른으로 이동한뒤 우리는 산 정상에서 그리도 아쉬웠던 썬그라스를 구입하기 위해 시내 상점으로 향했다.  인터라켄으로 들어가는 골든패스 파노라마 기차의 시간을 맞추기위해서, 점심은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사서 챙기고, 구시가지내의 C&A 에서   썬그라스를 구입했다. 어제 봐두었던 썬그라스가 있는 C&A가  루체른  시내에 두군데가 있어서 엉뚱한 C&A에서 시간을 좀 허비하긴 했지만,  우리가 타려는 골든패스 시간에는 다행히 맞출수 있었다.

1등석 객실에서 창밖으로 바라보는 풍경은 장관이었다. 



창문이 wide 형태로 넓게 뚤려 있어서, 바깥 풍경을 시원하게 바라볼수 있는데다가, 골든패스라인 기차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마치 풍경사진이 붙어 있는듯한  착각을 들게 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기차에 앉아 바라보는 풍경이 너무 좋아 기차가 좀 천천히 갔으면 하는 마음까지 들었다.

정신없이 바깥풍경에 넋을 잃고 있다가 Brienz 역에 이르러 우리는 기차를 내렸다. 브리엔쯔에서 인터라켄으로 가는 유람선을 타기위해서였으나,  내려서 확인을 해보니 운행되지 않았다. 인터넷으로 알아볼때 운행하지 않는 일정에 대해서 본적이 없었던 걸로 보아, 베기스에서 케이블카 처럼  점검때문이 아닌가 추측만 할 뿐이었다.

허탕을 치긴 했으나, 1시간간격으로 Interlaken 으로 향하는 기차가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 지 않았다.  오히려 Brienz 주위 풍경이 너무나 멋있어 내리길 잘했다  생각이 들었다. 파란 호수의 빛깔이 옥색인게, 지금까지 봐왔던 호수중에서는 정말 최고인 듯 싶었다.  저 멀리 눈덮인 산이 보이고, 그 밑으로는 초록빛 호수가 펼쳐져 있는게, 이제서야 사진으로만 보던 스위스를 실제로 보는듯 해 보였다.

Brienz 마을에서 산책을 하다가, 다시 기차를 타고 Interlaken Ost(동역)에서 내려 거기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Interlaken west(서역)으로 걸어서 이동했다. 햇볕은 뜨겁고, 몸은 피곤하여, 동역에서 서역으로 가는 그 10여분의 길이 너무나 길게 느껴졌다. 

우리를 맞이한 인터라켄은 취리히, 루체른에 비하면 정말 관광지 다운 풍경이 느껴지는 그런 도시였다. 서역근처에 있는 우리 숙소(Merkur 호텔) 에 가서 체크인을 하려보니, 다행히도 한국 숙소예약 대행사에서 일정 변경을 요청한것이 통보가 되어있는 상태였다. 다행이었다.

숙소에서 잠시 짐을 풀고, 휴식을 취했다. Merkur 호텔은 서역 바로 앞에 위치한 호텔로 우리나라로 치면 모텔정도 되는곳이었다.  호텔 건물 지하에는 star shop 이라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조그만 식당이 있었는데, 오늘 저녁은 두말할것 없이 그곳에서 먹기로 하였다. 얼마나 그리워 했던 한국음식 이던가.  그 분식점 문앞을 지나갈때에는 특유의 김치국냄새가 확 풍기는게 거의 미칠지경이었다.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고는 숙소를 나와 다시 동역방향으로 거꾸로 천천히 걸어가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별 4개 이상되는 고급 호텔들이 즐비했다. 기념품 가게를 둘러보니 사고싶은것들이 많았지만,  꼭 필요한  것만 생각 해서 사기위해 구입을 보류했다.

회에공원이라고, 나중에 그 명칭을 알았지만, 인터라켄에는 큰 공원이 하나 있는데, 그 주위로 펼쳐진 풍경이 꽤나 장관이었다. 그냥 공원주위의 풍경이 그정도였으니, 내일 가게될 쉴트호른이나 융프라우요흐를 오르는 길목들은 얼마나 멋질까 하는 기대감이 들게 했다.  눈덮인 산을 배경으로 넓은 공원주위로 멋진 호텔과 집들이 지어져  있는데, 해질녁이 다된 터라 그 풍경을 즐길 시간이 많지 않은게 너무나 안타까웠다.

카지노도 구경하고, 일류 호텔들도 보고, 공원에서 사진을 찍다가 저녁 7시쯤 되었을까 ? 우리가 점찍어둔 한국식당의 마감시간인 8시가 되기전에 식사를 마쳐야 했기에, 서둘러 호텔건물 지하 한국식당으로 갔다.



식당이라기 보다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3-4평 남짓한 분식점에 가까웠는데, 메뉴는 비빕밥부터 라면,김밥 등이 있었다. 그곳에서 맛있게 밥으로 배를 채우고 숙소로 돌아오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날씨가 화창해서인지, 숙소로 돌아오니 얼굴이 후끈거리면서 약간 까무잡잡한게 햇볕에 그을린듯 하다.

애초에 인터라켄은 1일 일정으로 잡고 시내관광만 하기로 했었는데, 하루 일찍 이쪽으로 오면서 내일 하루 어디론가 가긴 가야 할것 같은데, 융프라우요흐로 갈지 쉴트호른으로 갈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안내책자를 보다가 둘다 잠이 들어 버렸다. / 2007.03.27


아침에 일어나니, 진경이는 유명한 융프라우요흐대신에 쉴트호른에 가자고 한다. 고도가 융프라우요흐보다 좀더 낮아 덜 추울것 같고, 덜 유명해서 사람도 더 적지 않을까 하는 맘에서 였다.

우리는 쉴트호른에 오르기로 하고서 가져갔던 책에 나와있는데로  인터라켄 시내 우체국 근처에 위치한 쉴트호른 관광안내소를 찾아 할인쿠폰(인당 84 chf)을 구입했다. 안내소에서 관광 안내서를 받아서는 쉴트호른으로 가는 첫번째 길목인 Interlaken Ost(동역)으로 향했다. 

쉴트호른으로 오른는 첫번째 길목인 라우터브루넨으로 향하는 기차를 탑승했다. 융프라우요흐에 오르는 기차와 쉴트호른에  오르는  기차가 라우터브루넨까지 붙어서 가서는 두 기차가 분리되어 각각의 목적지로 향하게끔 되어 있었다. 

라우터 브루넨에서 내린뒤 우리는 바로 다음 경로인 뮈렌(Murren)까지 향하는 케이블카를 탑승하지 않고 라우터브루넨 마을 주변을 둘러보기 로 하였다. 라우터브루넨 역에서 나와 옆으로 돌아가니, 한적하고도 멋진 산악 풍경이 펼쳐졌다. 이곳을 그냥 지나쳤으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 한20분정도 그곳에서 사진을 찍고 둘러본 다음 우리는 뮈렌으로 가는  중간 기착지인 그뤼츠샬프(Grutschalp)로 향하는 케이블카에 탑승했다.  거기서 다시 버스로 뮈렌까지 이동해야 한다.

쉴트호른에 오른는 중간기착지인 뮈렌까지 가는길은 케이블카 말고도  우편버스를 이용하여 슈테헬베르그(Stechelberg)로 간다음 케이블 카를 타고 뮈렌까지 가는 길도 있으나, 이쪽 루트는 내려올때 거치기로 하였다. 케이블카는 빠른 속도로  가파른 산악길을 거침없이 올라갔다.  귀가 멍멍해지고 케이블카가 흔들릴때에는 다소 겁이 나기도 하였다. 




그뤼츠샬프에 이르러 우리는 산악열차로 갈아타고  뮈렌(Murren) 마을로 향했다. 책자의 설명에 따르면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소문 나 있다고 하여 기대가 많이 되었다. 뮈렌에 도착하니, 날씨가 정말 푸르고 청명하다.  눈이 덮여 있었으나 춥지 않고 오히려 포근했다. 썬그라스없이는 눈을 뜨기가 힘든 그런 눈부신 풍경이 펼쳐졌다. 이제서야 우리가 그리도 꿈꾸던 스위스의 자연 풍경을 제대로 만끽하는듯 했다. 

산악열차도착지에서 케이블카를 탑승하는곳까지는 걸어서 한 10여분 걸린다. 그곳으로 이동하면서 계속 셔터를 눌러대고 사진도 찍고 먹을거리도 사느라 한 30-40분은 걸린듯 하다. 이제 뮈렌에서 비르크(Brig)를 거쳐 가는 케이블카만 타면 쉴트호른 정상에 오른다. 우리는 쉴트호른 정상에서 먹을 빵과 음료수를 뮈렌 편의점에서 사서 케이블카에 탑승했다. 케이블카는 스키를 즐기는 스위스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서 멋진 풍경에도 놀랬지만,  가파른 절벽을 사이로  스키를 즐기는 스위스 스키족들을 보고 정말 놀랬다.   스키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곳은 최상급 코스가 아닐까 싶다.  나로서는 아래를 내다보기만 해도 아찔한 그런곳에서 그들은 스키를 즐기다니,  대단해 보이면서도 부러웠다. 천혜의 자연을 선물받은 나라이다.







우리는 쉴트호른 정상에 올라 주위를 둘러보았다.  케이블 카를 타고 오면서 보았던 풍경이 사라지고 주위가 온통 구름 천지다. 주위를 둘러 보아도 하얀 구름밖에 보이질 않는다.  이런곳까지 케이블카, 전망대, 레스토랑을 설치한 스위스 사람들도 대단한것 같았다.

날씨가 추워 전망대 바깥으로 나갔다가 들어왔다가 반복하다가 조금 있으니 금새 구름이 사라지고 햇볕이 비추기도 한다. 그때에 맞춰 우리는 다시나가 잽싸게 구경하면서 사진찍고 들어왔다. 쉴트호른 꼭대기에는 Schilthorn piz Gloria 레스토랑이 있다.   우리 나라 남산타워에 있는 레스토랑 같이 360도 회전하는 테이블에 앉아서 멋진 풍경을 감상하면서 식사를 할수 있는 곳이다. 












그곳 레스토랑에서 우리는 커피와 맥주로 잠시 휴식을 하면서 주변 경관을 감상했다. 사가지고 온 빵도 같이 먹었더니, picnic은 안된다고  야박하게 먹지 마라고 하였다.이제 볼 건 다 봤고, 내려가는 케이블카를 탔다. 비르크(Birg)를 거쳐 뮈렌까지 내려온 다음 우리는 아까 온 길로 가지 않고  뮈렌에서  김멜발트(Gimmelwald)를 거쳐 슈테헬베르그(Stechelberg)로 케이블카를  이용해 내려왔다. 슈테헬베르그에서는 라우터브루넨까지 우편버스가 다니는데, 우리는 슈테헬베르그마을을 둘러보기 위해서 바로 연결되는  버스를 보냈다. 

슈테헬베르그의 주차장(스키족들이 차를 주차시키는곳으로 보임) 을 지나 돌아나오니,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일정에 딱 맞춰서 바로 이동을 해야 하는 패키지 여행이 아닌, 우리만의 자유여행이다보니 놀고  싶은곳에서 놀다가 돌아 가면 되기 때문에  이런 풍경도 마주할수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어디를 사진으로 남겨야 할지 모를 정도로 눈에 보이는 전부가 작품사진이다.  진경이와 나는 그렇게 농장으로 보이는  곳 앞에서 열심히 기념사진 찍고 놀다가 라우터브루넨 우편버스를 탔다.

이제 라우터브루넨.  오전에 잠시 지나쳤던 곳이다.  여기서 기차를 타면 인터라켄 시내로 들어가지만, 우리는 그 라우터브루넨 또한 놓치기가 아까워 기차시간을 봐두고서, 오전에 둘러본 반대쪽 마을을 둘러보았다. 시골 산악마을의 조용하고도 아름다움 풍경,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매일같이 이런 풍경속에서 생활한다고 생각하니, 부러울 따름이었다. 

한 시간 정도 라우터브루넨 마을을 둘러 보고서는 인터라켄행 기차를 탔다. 이로서 쉴트호르는 오르내리는 일정은 아쉽게도  끝이 났다.  기차를 타고 가다 인터라켄에 다왔을 무렵  Wilderswil 마을에 기차가 정차할 때 아무 생각없이 우리는 기차를 내렸다. 

뭔가 또 색다른 풍경이 펼쳐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내렸는데,  조용한 시골마을에 불과하다. 골목길을 따라 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니 마을 사람들이 동양인이 여기 왜 왔을까 하는 표정으로 우리를 신기한듯이 쳐다보는듯 했다. 골목을 돌아 다니다 보니,  탁 트인 잔디밭이  나오는데 그 쪽 풍경이 맘에 들어 한 동안 여기서 삼각대 펼쳐놓고  둘이서 쇼 아닌 쇼를 했다. 우리나라 한 시골마을에 외국인 젊은 부부가 와서 삼각대 펼쳐놓고 우리 같은 쇼를 하고 있다 생각하면..




이쁜 집도 많았다. 가장 이뻐보이는 집앞 현관문에 서서 사진도 찍고 정원에서 뛰어노니는 아이들도 구경하면서  그렇게  한동안 Wilderswil 마을을 둘러보았다. 내심 이곳에 들어온 한국인은 우리가 처음이 아닐 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한참을 Wilderswil 이라는 생소한 마을을 둘러보고는 인터라켄으로 향하는 버스를 용케 발견해서 숙소에서 준 시내 무료 승차권으로 무사히 탑승해서 숙소가 있는 인터라켄 서역으로 돌아왔다. 서역으로 왔을때엔 우리는 많이 걸어다녀서 인지 피곤해서 숙소에서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했다. 저녁은 뭘 먹을지가 고민이었다. 잠시 휴식후 우리는 저녁먹을 만한 곳을 찾다 한국음식점을 찾았으나, 터무니  없는 가격에 놀라서 발길을 돌렸다. 뭐 먹을까 하면서 시내를 돌아다니다 서역근처에 있는 Bernerhof 란 곳에 들어갔다. 어제 얼핏 봤을때 한국인 신혼부부 커플들이 무리지어 가이드 따라 들어가는 걸 봤었던 식당이었다.

그곳 레스토랑에서 우리는 신기한 스위스 악기로 불어보면서 재미나게 스파게티를 먹었다. 식당 지배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혼혈인인데, 손님 들을 참 재밌게 해주는것 같았다. 식사를 하고서 우리는 쉴트호른 장정의 하루를 마감하였다. / 2007.03.28








아침에 우리는 인터라켄에서 몽트뢰 방향으로 향하는 골든패스 라인을 타기 위해 인터라켄 서역에 가서 열차를 기다렸다. 다음날 TGV 를 타고 프랑스 파리로 들어갈 열차도 예약을 했다. 오전 9시경에 출발하는 몽트뢰행 열차에 몸을 싣고  1등석에  앉아 한참을 달리는데,  갑자기 진경이가 그동안 여행 일기를 적은 노트를 숙소에 놔두고 왔다고 한다.  그곳에서 돌아간다면  인터라켄에서  11시경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야 해서 그냥 일기 노트를 버리고 가자고 해도, 다시 돌아가자고 하여, 결국 Spiez 역에서 내려 인터라켄으로 다시 되돌아 갔다. 여행의 기록 하나하나를 적어둔 것이라 중요하긴 했어도 다시 돌아가면 오늘 몽트뢰도 구경해야 하고 로잔에 도착해서 로잔도 구경해야 하는데 시간적 여유가 될지 의문이었다.

암튼 인터라켄으로 다시 돌아와 진경이는 호텔 쓰레기통에서 일기 노트를 찾아 오긴 했으나, 나는 사소한 것 때문에 여행일정에 차질이 생긴것에 대해 핀잔을 주었다.  지금 생각하면 내심 미안해 하는 진경이에게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는척을 했었어야 하는데.

암튼 우리는 다음 11시경에 출발하는 골든패스라인 기차를  기다려 탔다. 그런데,  앞서 탔었던 9시 열차와는 다소 특이한 생김새의 기차였다. 어디선가 안내책자에서 본듯한 골든패스 클래식이었다. 내부 생김새가 클래식이란 말 답게 고풍스러운 분위기이다. 진경이는 클래식 골든패스를 탈  수 있었던게 일기를 잃어버려서 그런게 아니냐면서 애써 미안한 맘을 무마시키려 한다. 그땐 오히려 나에게 미안해 하는 진경이에게 내가 미안했다. 

다른 객차를 둘러보니, 1등석과 2등석 차이가 너무 많이 났다. 1등석은 1등석 답게 고급스런 분위기임에 비해 2등석으로 가보니 우리나라  통일호 분위기이다. 암튼 우리는 멋진 1등석 객실에서 역시나 맥주와 커피를 마시며 인터라켄에서 쯔바이찜멘(Zweisimmen)을 거쳐 몽트뢰(Montreux)로 향하는 길의 주변 경관을 즐겼다. 이쪽 동네는 물이나 주스 보다도 맥주가 더 싸기 때문에 진경이는 음료수 시킬때마다 맥주를 시켜 마신다.

오늘은 이 열차를 타고 몽트뢰에 도착해서 쉬용성엘  갔다가 시간이  되면 브베(vevey)를 거쳐 오늘 숙소가 있는 로잔시로 들어가  로잔시내를 둘러볼 예정이다. 

진경이는 일기를 한번 잃어버린 탓에, 글로 적지 않고 이제부터 mp3 에다가 말로 녹음을 하기 시작한다. 몇번 mp3 에다가 녹음으로 음성을 남기더니, 재미난가 보다. 한참을 달려가더니 몽트뢰(Montreux) 에 기차는 도착한다. 

그런데 신기한건 몽트뢰 오기 전까지의 도시들, 취리히, 루체른, 인터라켄등지에서는 독일어를 사람들이 썼고, 기차역 같은곳에서 영어의 Track 이 Gleis로 되어 있었는데,  몽트뢰역에 오니  프랑스어인  Voie 로 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역,기차에서 나오는 방송도 갑자기 불어로 다 바뀌었다. 거기다가 지금까지 거의 만나기 힘들었던 흑인들이 꽤 눈에 띈다. 그러고 보니 몽트뢰라는 이름도 불어식 발음이었다. 

한나라안에 불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로망슈어 4가지를 쓴다더니,  이제서야 실감하였다. gleis(플랫폼), banhof(기차역), von~nach~(~에서 ~까지) 등의 독일어에 익숙해져있던  우리는 갑자기  바뀌어진 표지판의 글자를 보고 왠지 낯선 느낌이 들었다. 

몽트뢰역에서 우리가  찾는 쉬용성 (Chateau de Chillon) 까지는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 버스타는곳을 못찾아 한참을 찾아 헤멨다.  간신히 버스에 탑승하니, 운전기사가 외국인임을 알고서는 버스 맨 뒤에 있는 티켓머신에다가 동전을 넣고 티켓을 뽑으라고 친전히 갈켜준다.  왜 티켓을 버스 맨 뒤칸, 그것도 버스2개 합친크기의 큰 버스인데, 맨 뒤에 다가  그걸 갖다 뒀는지 이해가 안됬지만, 기사의 친절함에 우리는 약간 놀랐다.

10여분을 버스타고 이동하니  쉬용성이 나왔다. 호수가에 있는  중세풍의 성 모습이 특이해 그곳을 찾았는데, 굳이 입장료를 내고 안에까지 들어갈 필요성은 못느껴 그저 주위를 걸으며 둘러보기만 하였다. 날씨가 오늘도 청명해서  사진을 찍으니 제법 잘 나왔다.  하늘이  우리의 여행을 많이 도와주는듯  하다. 한달에  보름정도는 비가 온다는데,  아직까지 이번 여행에서 비가 오지 않는 것이다.

쉬용성의 우측편에는  그냥 해변이 펼쳐져 있고, 좌측편으로 가니 조그만 정원이  나오는데,  사진을 찍기에는 좌측 정원쪽이 좋았다.  이곳에서 우리는 삼각대를 펼치고 많은 기념 사진을 찍었다. 외국사람들은 삼각대 놓고 기념사진 찍는게 마냥 신기한가 보다. 여기저기서 우리를 쳐다본다. 

쉬용성에서 그렇게 시간을 보낸 우리는 버스를 타고 몽트뢰로 돌아가 10분 거리에 있는 브베로 갈까 하다가 우리는 바로 로잔으로 향했다.




로잔에 도착하자 마자 우리는 숙소에 짐을 풀고서 곧바로 로잔 시내로 나갔다. 스위스 마지막날인데다가 로잔시를 둘러볼 시간은 오후 몇시간  밖에 안되기 때문에 서둘렀다.  로잔이란 도시는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가 있어 올림픽의 도시로 통한다. 그래서인지  기차역에도 올림픽 오륜기가 그려져있고, 숙소에도 오륜기마크가 걸려져 있었다. 

시내로 나가니, 사람들이 북적북적 대는게  지금까지의 스위스 도시모습이 아니다.   사람들의 옷차림 또한 지금까지 우리가 봐왔던 스위스 사람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로잔이라는 도시 이름도 이뻤지만,   사람들의옷차림도 멋있었고, 거리도 이쁜게 색다른 느낌이었다. 거리상으로 프랑스와 가까워서 인지 도시 모습이나 사람들 모습이 프랑스에 온 듯한 착각을 가지게 하였다.

호수가 쪽(우시)도 둘러보면 좋겠지만, 시간적 여유가 되지 않아 우리는 노틀담 성당이 있는 도시 북쪽에서만 책에 나와있는곳 중심으로 돌아다녔다.  지금껏 스위스의 도시들은 대충지도 펼쳐놓고 보면서 찾아다니기 편했으나 로잔의 시내는 여기저기 골목길도 많고 길이 사방 팔방으로 뻗어져 있어 제대로 길을 찾기가 힘이 들었다. 

조금 올라가다 보니 노트르담 성당이 나온다.  우리가 보고 싶어하는  파리의 그 유명한 노트르담 성당은 아니었지만   겉 모습이 꽤나 웅장해 보인다. 내부 에 들어가 구경하고 싶었으나,  문이 잠겨있어 겉으로 감상하는걸로 만족해야 했다.

우리는 성당을 내려오면서 책이나 로잔의 안내문에 항상 나오는 로잔의 대표적인 사진을 찍을수 있는 촬영포인트를 찾아갔다.  진경이의  말을  따라 조금 내려가다 보니 책에서나,  스위스 안내 책자속에서 로잔을 소개할  때 나오는 사진의 장면이 연출되는 곳이 나왔다. 하지만 시간이 오후 6시가 다된 시간이라 해가 사선으로 비치고 그림자가 많이 져서 사진 촬영에 애를 먹었다. 

성당내려오는길에서 한참동안 사진을 찍고서는 우리는 저녁을 먹으러 다녔으나, 영어로 된 글자들은 거의 보이질 않고 온통 불어 천지라, 시가지를 배회하기 시작했다.  여행 기간동안 저녁에 뭐 먹을것인지가 매일 숙제거리였다. 시내를 방황하다가 결국 로잔역에 있는 슈퍼로 갔다. 로잔의 숙소인 게스트하우스는 주방을 맘대로 사용할수 있기 때문에 먹을것을 사서 가면 주방에서 맘대로 먹을수 있기 때문이었다.

스위스는 어딜 가나 Coop, Migros 등의 슈퍼들이 많이 있어서 간단하게 요기할 것들을 사기가 참 편했다. 우리는 거기서 즉석 스파게티와 음료수,내가 좋아하는 삶은 계란을 사고, 근처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2개를 사서는숙소로 와서 맛있게 저녁을 해결했다. 같이 옆에서 식사를 하는 외국 여성은 피자  한판을 사오더니, 그자리에 혼자 다 먹어치웠다. 대단한 식성이었다. 주방에서 물도 끓일수 있다 보니 우리는  사발면 생각이 많이 났다.  

이로써 스위스에서의 여행은 끝이 났다. 스위스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면서 스위스에서의  여행을 돌이켜보면 좀더 준비를 많이 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좀 있었다. 취리히나 루체른에서 관광시간을 너무 오래 계획하고 온 것과, 융프라우요흐나  쉴트호른, 리기산등에 대해서 준비를 많이 못한점,  숙소들에 대해서 그리 자세히 알아보지 못한점이 그랬다.

한국에서 알아 볼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어쩔수 없었던 것도 있지만, 좀더 오랜 시간동안 계획하고 준비했더라면 더 알찬 여행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았다. 워낙에 스위스란 나라는 우리가 언젠가 유럽으로 여행간다면 꼭 들러야할 국가들중 1순위인 나라였다. 그래서 여행일정의 반을 스위스에 할당을 했었고, 항공권이 취리히IN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취리히, 루체른,  인터라켄을 거쳐 파리로 나가기 좋은 로잔을 마지막 도시로 큰 루트를 짠것이다.

만약 다시 이곳으로 여행을 온다면 ? 취리히,루체른은 1일코스로 잡고, 인터라켄과 융프라우요흐나 쉴트호른에서의 시간을 2-3일정도, 로잔과 제네바, 베른등을 1.5일 코스로 잡으면 딱 좋을듯 한 느낌이 든다. 횡단보도 근처에만 가면 지나가라고 차들이 너나 할것 없이 멈춰서고,  어딜가나 동양인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스위스, 참으로 예절바르고 친절한 나라이다. 시기상으로보면 5-7월 사이가 스위스의 자연을 즐기기에는  가장 좋은 시기이듯 하고, 워낙에 매력있는 여행코스들이 많아서, 준비만 잘 한다면 더 할 나위 없이 관광하기에 좋은 나라이다.  솔직히 패키지로 오는 신혼여행에는 어울리지 않는듯 싶다. 

아무튼, 그렇게 스위스에서 여행을 끝낸 우리는 이제 파리에서의 4일간의 일정만 남았다. 오로지 믿는 것은 가지고 온 책자 하나 뿐, 알찬 여행이 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 2007.03.29

이제 프랑스의 일정이 시작된 날 아침이다.  6시쯤에 일어나 창문을 열어 보니 밤사이에 비가 내렸다. 구름도 잔뜩 껴 있다. 그래도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스위스를 떠나는날 이렇게 비가 오다니, 천만 다행이었다.숙소인 게스트하우스를 나오면서 우리는  숙소에  비치된  방명록에다가 한글로 육씨네 부부의 방문기록을 남겼다.  그리고 스위스를 떠나기전 기념품으로 빅토리 녹스 스위스 아미 나이프를 시계가 달린 모델로 해서 58.5 chf(한국돈 4만 5천원정도) 주고 구입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 지만, 한국에서는 최저가 6만 5천원이었다.

우리는 스위스 전화카드를 다 쓰기 위해서 한국으로 전화를 걸었다. 연준이와 연주를 우리를 대신해 돌보시느라 장모님과 장인어른께서 많이 힘드신듯 해 보였다. 로잔역 coop 에서  아침거리를  사서 우리는  로잔에서 9시 22분에 오후 1시 16분에 파리 리옹역에 도착하는 TGV 를 탑승했다. TGV 1등석은 우리나라 KTX 특실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으나, TGV 가 조금 더 편안하고  좋은 느낌이다. 좌석 바로 옆에는 전기 콘센트가 있어 노트북이나 전자제품 충전하기 좋아 보였다. 

이번여행을 준비하면서 큰 루트, 즉 스위스내에서 도시간 이동,   그리고 스위스에서 파리로의 이동경로 등에 대해서는 거의 준비를 해 왔지만 파리 시내에서 어떤 곳들을 어떤 순으로 관광을 할 지는 전혀 준 비를 안한 상태였다. 그래서 우리는 파리로 가는 TGV 안에서 책과 파리 시내  지도를 펼쳐 놓고 공부를 하였다. 서울의 1/6 크기의 도시이지만, 곳곳에  박물관, 기념관, 기념물 등이 산재해 있어서 제대로 루트를 잘 짜지 않으면 이동 경로가 겹치는 등의 비효율적인 여행이 될수 있기 때문이다.

대략 3일간의 일정으로 파리로 들어가지만, 솔직히 어디 어디가 좋은지 잘 몰라, 우리는 우선 책에 나온 3일간의 추천 코스대로 우선 움직여 보기로 하였다.


오후에 파리에 드디어 도착했다.  그런데 여기도 또한 날씨가 흐리다. 우선 우리는 숙소로 가기 위해 리옹역에서 숙소가 있는 전철역 이름을 가르키며 표 10장을 사서 지하철을 탔다.   한국의 지하철이 프랑스 파리의 지하철을 본따 만들어서 시스템이 비슷하다고 들었으나, 처음 접한 우리에겐 전철표 사는것부터 타고 갈아타는 것까지 많이 힘들었다. 다행이 서울지하철을 타는 통밥으로  숙소가 있는 Arcueil-cachan역에 이르렀다. 파리에서의 숙소는 민박집이다. 네이버 유럽여행 카페에서 추천받은 곳인데다가, 아침 저녁이 나오며 주인이 한국인이라,  파리에 대해서 정보를 많이 얻을수 있을거라 생각하여 편한 한인민박집으로 택한 것이었다. 가장 중요한건 저녁이  한식이라 매번 저녁거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민박집에 들어서 우리가 3일간 묵게될 2인실 방에 들어가니,  창문도 없고, 좁고 갑갑한 느낌이 들었다. 다른곳으로 옮기고 싶었으나, 그 넓은 파리시내에서 또다른 숙소를 찾아 나서는것도 힘들고, 짐을 옮기는것도 귀찮고 해서 우리는 그냥 3일을 거기서 숙박하기로 했다. 나중에 숙소의 다른  사람들과   얘기할때 들은거지만, 우리도 그랬지만 다들 파리에서는 숙소 한번  정하면 짐을 옮기는게 귀찮아서 그냥 계속 한곳에 숙박하게 된다고 들 한다.






주인 아줌마에게 숙소에 대한 설명, 그리고 파리관광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듣고(한국말로 설명을 들으니 너무 좋았다) 짐을 풀고서  우리는 다시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나갔다. 개선문과 샹제리제 거리가 있는 전철역에서 내리니, 떡하니 개선문이 나타났다. 사진으로 많이 봐왔고,  어떤 곳인지 얘기도 많이 들었는데 직접 내 눈으로 보고 나니 정말 웅장하게 느껴졌다. 크기도 크고. 

옥상 전망대에 입장권을 사서 올라가니, 파리시내가 사방 팔방으로 다보였다. 개선문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길이 수도없이 나있어 어디가 어디 방향인지 잘 알수가 없었다. 거기서 우리는 처음으로 에펠탑을 바라 보았다. 아주 멀리서 바라본 에펠탑 역시 감격이었다. 근데  개선문  전망대는 보호철장이 있어 기념사진을 찍기에는 그리 좋은 곳이 되지 못했다. 한참을 신기한 눈으로 파리시내를 그곳에서  둘러보고  개선문을 내려와 샹제리제 거리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세계의 유명 메이커는 이 거리에 다 모인듯 해 보였다. 여러 상점들이 있었는데, 우리는 한참을 걷다가 디즈니 샾에 들어가 보았다. Disney 회사에서 만든 영화의 각종 캐릭터의상,  인형들로 아주 정신 없없다. 어른인 내가 봐도 사고 싶은게 너무 많았다. 특히 토이스토리 주인공인 Buzz 로봇인형, 우드인형이 맘에 들었다.  진경이는 연주,연준이 선물이며,  병원에  선물해 줄 분들 애기 선물을 이곳에서 다시와서 사기로 하고 계속 샹제리제 거리를 걸었다.

우리는 샹제리제 거리를 나와 파리의 유명한 장군인 드골장군의  동상을 지나서, 알렌산드로 3세 다리를 건넜다.  금빛 치장이 된 다리는 비록 흐린 날이었지만, 참으로 화려해 보였다.

우리는 알렌산드로 3세 다리에서 사진을 좀 찍다가  엥발리드 앞을 지나 콩코드 광장으로 향했다. 이 콩코드광장은 개선문과  일직선 상에 놓여 있는 곳으로 중앙에 오벨리스크라는 탑이 하나 세워져 있고 주변에는 화려한 분수가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 광장을 주변으로 프랑스의 8대 도시를 상징하는 동상이 곳곳에 세워져 있었다.

원래 콩코드 광장은 1755년에 세워진 루이 15세광장이었으나, 프랑스혁명때 단두대가 세워지면서  대혁명 광장으로 이름이 바뀌고,  1830년도에 와서 지금의 이름인 콩코드(조화,화합) 광장으로 개칭되었다 한다. 날씨가 많이 흐렸음에도 세계 각지에서 나온 관광객들로  콩코드 광장은 붐비었고, 우리는 그 틈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파리 시내 지도를 펼쳐들고 우리는 책에 나온 지도와 우리가 걷고 있는 곳을 비교해 가며 이동을 하였는데, 제대로 방향감각을 찾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내일 나올때에는 가져온 나침반을 들고 나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우리는 콩코드 광장을 찾아 나와 지하철을 타고서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엔 많은 한국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저녁 식사는 밥과 소고기무우국, 난 오랜만에 한국식사를 먹어서 그런지 너무 맛있어서 국과 밥을 두번씩이나 먹었다. 방이 그다지 맘에 들진 않았지만,  저녁을 한식으로 먹을수 있는게 정말 좋았다./ 2007.03.30

파리에서의 둘째날이다. 오늘은 루브르 박물관, 노트르담 사원, 퐁피두센터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오전에 민박집에서 아침을 먹고서는 바로 길을 나섰다. 어제는 파리의 지하철이 마냥 어렵게 느껴졌는데, 이제는 어느정도 적응이 되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지하철에 비하면 파리의 지하철시설은 너무 더러운 느낌이다.  그리고 지하철이 조용조용하지 않고 시끄러운데다가, 정차하기전에 벌써 문이 열리고,  에스컬레이터의 속도도 빠르고 문도 덜컹덜컹 열리고.

아침에 출근하는 사람들로 좀 북적이긴 하지만,  서울 같이 만원지하철은 아니다. 지하철에 앉아 잠시 눈을 감고 있으니 노래소리가 들렸다.고개를 들어보니, 아저씨 두분이 와서는 감미로운 노래를 들려준다.분명 노래 연주해주고 돈을 받으러 올테지만, 무작정 손내밀고  돈을 요구하는 사람들과 비교해보면 정말 양반이다.  우리는  아침 길에 좋은 음악을 들려 준데 고마운 마음에 1 euro 를 건네주었다. 

말로만 듣던 루브르 박물관앞에 내렸다. 지하철역사를 나오자 마자 화려한 문이 보여서 우리는 거기서 ‘와 ~ 루브루 정문이다’ 하고서 사진을 찍었는데, 알고보니 루브르 전시관 건물중 측면에 있는 작은건물 입구였다.  유리 피라미드가 보이는 중앙광장으로 나오니, 박물관의 규모가 엄청나 보인다.  30여만점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을 보려면 1주일은 걸린다고 한다. 우리는 아쉽지만 일정을 생각해서 박물관안에는 들어가지 않고 그냥 외관만 보고 지나치기로 했다. 

박물관에서 조금 걸어나오니 카루젤 개선문이 나왔다. 어제 보았던 개선문보다 규모가 작아서인지, 감동이 덜하다. 개선문을 지나 예술의 다리를 건너고, 퐁네프 다리를 다시 건넜다. 유명한 퐁네프 다리위에서 사진을 몇컷 찍었는데,  날씨가 흐린데다가, 당시 화장실이 급해서 그런지 맘에 드는 사진이 없었다. 시내 곳곳에 화장실을 좀 많이 만들어 놓으면 좋으련만 스위스뿐아니라, 파리 시내에서 화장실 찾기는 여간 힘든일이 아니었다.




우리는  퐁네프다리를 건너 퐁피두 센터로 향했는데,  골목 골목을 돌아나가다 보니 방향감각을 잃어버려서 몇번이나 헤메고서 나서야 퐁피두 센터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사진으로 많이 봤던 곳이라서,  그다지 큰 감흥은 없었지만, 실제로 보니 신기하긴 했다. 공사하다가 만 건물마냥 철근을 그대로 노출시킨 특이한 형태의 건물이었다.

퐁피두 센터를 지나 스트라빈스키 광장을  지나오니,  파리의 시청사 건물이 나온다. 파리의 대부분의 건물이 그러하듯 시청건물이 예술작품이다.건물자체가  워낙에  크고 길어서 사진에 모두 담기가 어려워서 분수와 잔디가 있는 길가에서 사진을 몇컷 찍었다. 

우리는 다리를 건너 노틀담 성당쪽으로 향했다. 서울의 여의도와 같이  세느강  한가운데 섬같은게 있는데 ,거기에 노틀담성당이 있었다. 꽃 시장을 지나쳐 먼저 생사펠 교회와 최고재판소 건물쪽으로 갔다가, 다시 왔던  길쪽으로 돌아나오니 노트르담 성당이 있었다.

우리가 작년 재미있게 봤던 ‘노트르담드 파리’의  배경인 곳이라,  파리에 오면 꼭 찾고 싶었던 곳이었다. 성당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성당안을 보기 위해 우리도 줄을 서서 들어갔는데, 웅장한 외관만큼이나 내부장식도 멋졌다.   하지만, 우리가  봤던 뮤지컬과 연관을 지을만한 것은 없었다. 

성당을 한참이나  둘러보고 나서, 우리는 근처에서 파리 길거리 음식중 하나인 끄레뻬를 사먹었는데, 꽤나 맛있었다. 그길로 우리는 생 미쉘 광장이있는 먹자골목을 지나 룩상브루 공원엘 갔다.  나중에 책을 보고 안 사실이지만, 룩상브루 공원은 귀족들이 산책을  즐기던 곳이라고 한다. 그다지 특색있는 공원은 아닌듯 했지만, 온갖 건축물들로 즐비한 도심속에서 편안히 쉴 녹지공간이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좋아보였다. 

공원에서 커피도 마시고, 한참을 거닐다 공원을 나오려고 하니 비가  내렸다. 아침에 우산을 챙겨나오길 정말 잘한것 같았다. 공원을 나와 팡테온신전에 이르렀을땐 비가 꽤나 많이 내리고 있었다. 교과서에서 한번 본 기억이 나는 곳이었다.  비가 많이 왔지만,  다녀간 기념으로 사진 한장 찍고서 돌아섰다. 비가 내리니 더 이상 시내를 돌아다니며 다니는게 힘들어, 우리는 비도 피할겸 루브르 박물관이나  오르세 미술관에 가기로 하고 전철을 탔다. 둘이서 고민 끝에 오르세 미술관으로 결정하고 앞에 가니 비가 오는 중에서 꽤나 많은 사람들이 줄 서 있었다.





오르세 미술관은 루브르 박물관의  규모에는 비할것이  못되지만,  그래도 어마어마 했다. 교과서에서 보았던 유명 화가 ( 고흐,고갱,마네,모네,르느와르 등등) 들의 작품들을 실제로 볼수 있었다. 한국어 안내문이 없어  다 이해하기는 힘들었지만, 우리가 가져간 책에  나온 자료를 참조하며,  1층부터 3층까지 부지런히 둘러보았다.  유명한 작품이라 거기에 전시되었겠지만 우리에겐 모르는 작품들이 많아,  교과서에서 봐서 익숙한 고흐의 자화상을 봤을땐 감격이었다. 

한 3시간정도를 그 미술관에서 보낸것 같았다. 3층을 둘러볼때 쯤에는 다리가 아프고 지쳐, 자세히 보지도 않고 잘 모르는 작품들은 그냥 지나치며 그렇게 구경을 하였다.  평소에 미술관 같은델 가지 않는 우리들에겐 유명 작가들의 유명한 작품도 보고 색다른 경험이 되었다. 

미술관을 나오니 비가 조금씩 그치기 시작, 우리는 방돔 광장과 마들렌 사원을 거쳐 오페라 극장까지 올라갔다.  오페라 하우스는 내심 기대를 많이하고 간 곳인데, 입구쪽은 공사를 하고 있었고,  바로 앞에는  차도가 위치해 있어 오페라 하우스 외관을 즐기기에는 그다지 좋은 곳이 되지 못했다. 미술관에서 체력을 거의 다 소진해서인지 내부 투어는 생각지도 않았고, 그길로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 파리에서 이틀째 일정을 마무리 했다.  / 2007.03.31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우리는 바로 파리의 Lyon 역으로 나갔다. 내일 타게 될 Rennes 행 TGV 를 예약하기 위해서였다. 어렵사리 11시에  파리 몽빠르나스역에서 렌으로 가는 TGV를 예약하였다. 그 후 베르사유행 전철(RER-C) 선이 다니는 Norte Dame 역으로 가서, 베르사유행  티켓을 달라고 하니, 유레일 패스 있어도 돈을 내라고 한다. 우리가 알기로는 분명 무료인데. 뭐라고 설명도 못하고 돈내고 표를 사서는 11시가 다 되어 베르사유행 전철을 탔다. 

30~40분정도 가서 베르사유에 도착하긴 했는데,   궁에 들어가는 줄이 엄청 길다.  오전에  TGV 예약하지 않고 베르사유부터 왔어야 하는 건데, 실수였다. 그래도 날씨는 화창해서 다행이었다. 한 2시간을 그렇게 기다렸을까 ? 오후1시가 넘어서야 궁전으로 들어갈 수있었다. Audio guide 를 받으려다 그냥 지나쳤는데,  도무지  관람하는 것들이 어떤것인지 알 수가 없어 다시 돌아가 Audio guide를 받아오긴 했으나 한국어는 없고 영어만 있어 잘 알아듣기는 힘들었다. 중국어와  일본어는 있는데, 한국어는 없는게, 안타까웠다.

모든 방마다 천장에는 어마어마한 그림이 그려져 있고, 조그만 소품 하나까지 모두가 금빛으로 번쩍번쩍 거렸다. 입장료가 인당 13.5euro 였는데 첨엔 입장료가 비싼거 아닌가 싶었는데 둘러보고 나니, 별로 입장료가 아까운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다만 대부분의 외국사람들은 제각기  자기나라 언어로 된 설명을 헤드폰 끼고서 들을수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어로된 설명밖에 들을수 없는게 아쉽긴 했다. 

한참동안 궁전을 돌아다니다 보니,  벌써 우리는 프랑스 과거 역사 속으로 들어간 듯한 착각을 느꼈다.  궁전을 나오기전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는 온갖 중세 문양과 그림들로 장식된  티셔츠, 우산, 퍼즐, 손수건 등등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런 분위기에 흠뻑 젖어 있는 상태여서 그런지 모든 기념품들이 다 멋있어 보였다. 

궁을 나와 우리는 정원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정원으로 나오니, 끝없이 펼쳐진 녹지대가 나온다. 정말 끝이 보이지 않았다.이 넓은 곳이 왕과 왕비가 산책한 곳이라고 생각하니, 그 권력이라는게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베르사유 궁전을 한참 동안 걸어 다니다 보니, 그 넓이가 가늠이 되질 않았다. 어림짐작 봐서는 서울의 강서구 크기는 되는 듯 해보였다.  대운하에서 호수를 바라보며 잠시 쉰 다음 우리는 Grand Trianon 과 Petit Trianon 쪽으로 향했다. 이곳은 각각 루이 14세, 15세가  왕비를 위해서 만든 작은 궁으로 왕비를 위한 곳이니만큼 이쁘게 잘 가꾸어져 있는 곳이다.

우리는 Petit Trianon정원에서 기념사진도 찍고 한참동안을 거기서 시간을 보냈다. 정원에서 삼각대 펼쳐놓고 사진을 찍고  있으니, 외국 사람들이 도와줄려고 한다. 삼각대 놓고 우리가 알아서 잘 찍는데도, 찍어줄 사람이 없어 저러고 있는줄 생각하고서는 다들 도와주려는 눈빛이었다.

정원을 나와 다리가 아파서 정원의 미니열차를 타려고 했으나 사람들이 많아 걸어서 정문까지 걸어나왔다.   워낙에 베르사유의 정원이 커서 걸어 나오고 나니 많이 피곤함을 느꼈다. 오후 4시가 다되어 갈즘, 우리는 파리 시내로 향하기 위해서 RER 전철을 탔다.  돌아가는 전철은 베르사유를  보고 나가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프랑스에서 머무른지 3일째,  흑인들만  보면  도둑같이 느껴지고 무뚝뚝해보였지만, 우리가 프랑스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특히나 흑인들은 정말 친절하고, 상냥했다. 뭔가 호의를 배풀면 바로 ‘Merci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나온다. 우리 역시도 언제부터인가 입에 ‘Merci’ 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는게, 프랑스 문화에 점점 물들어 가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책에 나와있는 에펠탑 근처에 있다는 한국음식점을 찾기 위해  에펠탑 가기전 역인 Javel 역에 내려서 식당을 찾았으나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한참을 걷다가 중국음식점을 찾아 들어가서 noodle soop with sea food 를 시켰더니, 좀 싱거운 면종류가 나왔다. 그런대로 먹을만한 음식이었다. 갑자기 만두 생각이 나서 영어로 설명을 못하겠고, 만두의 그림을 그려 줬더니, 주인이 알았다면서 자기가 주문을 넣는다. 과연 진짜 만두가 나올까 조마조마 하며 기달렸더니,  조금 큰 찐만두가 나와서 오랜만에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에펠탑쪽으로 걸어와 실물을 보니, 감격이었다. 전 세계에서온 관광객들로 주위는 붐비기 시작했다. 우리는 야경촬영을 위해서 에펠탑이 정면으로 바라 보이는 샤이요궁으로 자리를 옮겼다.샤이요궁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야경을 보기 위해서 모여 있었고, 에펠탑 정면으로 명당자리는 삼각대를 펼쳐든 외국사람 3명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다행히 에펠탑 정면을 바라 볼수 있는 빈 자리가 하나 있어 그 곳에다 가 삼각대로 자리 잡고, 일몰을 기다렸다. 날씨가 다소 추워 진경이는 좀 힘이 들었겠지만, 정말 기대가 되는 순간이었다.








해가 지기 시작하자 에펠탑에 불이 들어오고, 환상적인 야경이 펼쳐 졌다. 특히 9시 정각이 되자 그냥 불이 켜 있는게 아니라,  반짝 반짝 하는 쇼가 나타났고, 주위에는 탄성이 자자했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날, 맑은 날씨에 환상적인 에펠탑의 야경을 바라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부득이 해가 지고 있는 야경촬영의 적기 타이밍동안에는 진경이와 기념촬영도 하지 못하고, 다소 추운 날씨에 홀로 서있는 진경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 순간에 키스라도 한번 해야하는게 아니었나 싶다.

해가 완전히 져서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고 나서, 이제 돌아가자는 진경이를 붙잡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멋진 에펠탑을 배경으로...

오전에  유람선(바토무슈) 티켓을 구입해서 나왔는데,  야경을 다 찍고 나니 9시 30분이 다 되어 가는 바람에 유람선을 타면서 파리의 야경을 즐기지는 못하였다. 숙소에서 주는 맛있는 한식을 포기하고, 그렇게 파리 에펠탑의 야경을 즐겼는데, 나름대로 날씨도 좋았고, 파리에서의 마지막 날 치고는 만족스러운 하루 였다. / 2007.04.01


파리의 숙소를 떠나는 날이다.  생말로와 몽생미셀로 가기 전 그동안 미뤄온 선물들을 사기 위해서, 급하게 샹제리제 거리로 향했다. 디즈니 가게에서 진경이의 이번 휴가를 떠날 수 있게  도와준 분 들에게 줄  선물을 사기로 했는데, 문제는 그곳이 10시에 문을 여는 것이었다.  11시에는  몽빠르나스역에서 TGV를 타야 했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될지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9시 40분쯤 가게에 도착해서 10시까지 기달려 잽싸게 선물들을 고르고, 몽빠르나스역으로 향했다. 

파리의 지하철은 서울보다 간격이 좁아, 여러 정거장을 가는데에도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 TGV 타기전 20분전에 다행히 도착하여, 먹을것을 사서 Renne 행 TGV 에 탑승했다. 생말로와 몽생미셀은 파리에서는 꽤나 떨어진 곳,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과 광주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곳으로, 우리는 몽생미셀의 야경촬영을  위해 낮에 생말로에 가서, 놀고서는 저녁무렵 몽생미셀로 들어가 야경을  보고 숙박하는 걸로 했다. 

파리에서 렌(Renne)까지 TGV 를 타고 이동한  다음,  렌에서 생말로까지 일반 열차로 다시 갈아타고 들어갔다. 생말로 역에 도착하고 보니, 어디로 가야 되는지 알수가 없어, 안내소 직원에게 물어보니, 생말로 해변으로 가는 버스편을 알려주었다. 

생말로 해변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St.Vincent 역에 내려서 좀 걸어 가니 오래된 성벽이 나타났다.  성벽뒤로는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진경이는 프랑스에서  바다를  만나서 그런지 너무나 좋아하는 듯 해 보였다. 생말로는 이곳저곳 다닐 필요없이, 고풍스런 성을 배경으로 펼쳐진 해변가를 거니는 것 만으로도 좋았다. 

생말로에서 몽생미셀로 가는 버스는 하루에 2번 밖에 없었고, 우리는 오후 5시경에 있는 몽생미셀행 버스를 타기위해서 생말로에서의 시간은 2 시간정도의 여유밖에 없었다. 

다시 우리는 생말로역으로 버스를 타고 돌아와서 몽생미셀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사실 우리가 가져간 책에 생말로에 대한 정보가 전혀없고, 생말로와 몽생미셀간 이동편등에 대해서도 불확실한 상태에서 이곳으로  온것이라, 일정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오전에만 해도 내심 걱정을 했던 상태였다. 우리는  오후  5시경 생말로에서 몽생미셀로 가는 버스를 탔다. 중간에 폰토손(Pontorson)이란 곳에서 잠시 내려 다른 버스로 갈아타게 되어 있었다. 

오후 7시가 넘은 시간,  우리는 몽생미셀 가기전 호텔촌에서 내리려다, 그냥 지나쳐,  몽생미셀  바로 입구에서 내리게 되었다. 해가 이제 막 질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입구 하차장에서 길을 계속 걸어나오며  우리는  사진을 찍었다. 한참을 걸어나오다 보니, 촬영포인트가 좋지 않아 다시  되돌아가서 좋은 자리를 잡고 야경을 기다렸다. 아직 숙소도 안정하고 저녁도 먹지않은 상태였지만, 나는 야경 촬영에 들떠있었다. 진경이는 추워서 먼저 몽생미셀 수도원으로 들어가 숙소를 알아보고 있기로 하고 나혼자 몽생미셀 수도원의 야경 촬영을 하였다.

몽생미셀은 대주교의 꿈에서의 계시를 따라 708 년에 건축된  수도원으로 현재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다. 밤이 되자  몽생미셀은 하나둘식 불이 켜지기 시작하였고, 썸머타임의 영향때문에 오후 9시가 다되어야 야경촬영을 할 만한큼 어두운 밤이 되었다.

한 20분, 그렇게 바닷바람을 맞으며 인적없는 습지대에서 야경 촬영을 마치고, 진경이와 만나기로 한 입구쪽으로 가니, 진경이는 그 사이에 숙소를 잡아 놓았다. 몽생미셀 안쪽 숙소는 비쌀거라 예상을 했지만, 이번 유럽여행에서 마지막 숙소라, 그냥 바깥 호텔촌으로 안가고 수도원 안에서  묵기로 하였었다. 그런데, 꽤나 저렴한 55 euro 의 가격으로 깨끗한 호텔을 잡고서,  우리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였다.

몽생미셀 안에는 호텔이며 레스토랑이 대부분 겸업을 하고 있었고,   다행히 밤 늦은 시간까지 영업을 하는 곳이 많았다. 겉으로 보면 영화속에 나오는 고성같이 보이지만, 안에 들어오면 호텔,레스토랑들이 즐비하다. 우리는 호텔 가는길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서는 그렇게 몽생미셀 안 숙소에서 밤을 보냈다./ 2007.04.02





드디어 귀국하는 날이다. 여행이 끝난데 대한 아쉬움도 있지만, 몇일전부터 연주와 연준이가 보고싶어 져서 애들이 빨리 보고 싶은 마음이 더컸다. 몽생미셀 호텔에서 아침을 맞이한 우리는 9시 05분에 몽생미셀에서 렌으로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  8시 30분부터   버스정류장에서 매서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버스를 기다렸다.난 인터넷을 통해서  버스 운행 시간을 적어 왔는데, 오로지 그거 하나 믿고 버스를 기다렸던 것이다. 9시가 넘어가자 버스가 한대 몽생미셀로 들어왔는데, 그건 어제   우리가 거쳐 왔던 폰토손으로 가는 버스였다. 거기다가 어제 우리가 버스 하차했던  곳은 밀물로 인해서 바닷물이 꽉 차서,  다른 입구쪽에서 버스를 조급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폰토손행 버스기사에게 물어보니, 우리가 타려는 버스는 9시 30분, 한국에 못돌아 가는게 아닌가 내심 걱정을 많이 했었다. 바닷바람이 차고 거세서, 옆에 있는 진경이에게 말하는것 조차 힘들 정도였다. 다행히 9시 30분경에 버스가 왔다. 몽생미셀에서 우리 둘만 타서, 우리는 이래가지고 어떻게 운행하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나가는 길에 있는 몽생미셀 호텔촌에서 많은 사람들을 같이 태웠다.

이 쪽 몽생미셀은  일본 관광객이  많다고 하더니,  정말 호텔촌에서 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본사람이었다. 다행히 렌에 제시간에 도착, 파리행 TGV 를 탔다. 이제 파리에 돌아가면공항으로 가서, 비행기 타는 일만 남은 것이다. 여행전 한국에서 내가 짜온 여행일정이 큰 무리없이 진행되고, 마지막까지 아무런 변수가 발생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스러웠다.  다만  파리에서의 일정이 다소 짧았던게 좀 거슬리긴 하지만..

파리에 도착한 우리는 파리 샤를드골 공항(CDG)으로 전철을 타고 이동했다. 유레일이 있으면 파리 북역에서부터는 공짜로 갈수 있는데, 그것도 모르고, 비싼돈 8 euro 를 내고서 전철을 탔다. 샤를드골 공항은 인천공항에 비하면 그다지 규모면에서 큰것 같이 느껴지진 않았지만, 사람은 꽤 많았다. 면세점에서 초콜릿과 와인을 선물로 구입
하고는 암스테르담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짧은 일정속의 프랑스 여행이었지만, 베르사유 왕궁의 화려함, 패션의 도시라는 말에 어울리게 멋진 옷차림의 파리사람들, 중세도시를 연상케  하는 고풍스런 건물들, 여행기간동안 보고 접한 이러한 것들이 오랜동안 내기억속에서 프랑스에 대한 추억과 함께 자리잡고 있을것 같다.

취리히 들어갈때 암스테르담 공항을 거치면서 조금 둘러보아서 그런지 귀국편에 들른 암스테르담 공항은 너무 반가웠다. 10시간에 걸쳐 우리는 암스테르담에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좁은 좌석내에서 10시간동안 비행기를 타는것은 곤욕이다.

10여일의 일정으로 다녀온 유럽 여행, 마치 신혼여행인냥 둘이서만  다니다 보니, 다시 연애하던 시절로 돌아가 있었던 것 같았다.

아는 사람 아무도 없는 그 유럽에 우리둘이서만 다니는 여행이라,  서로에게 조금더 배려하고, 보살펴 줬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여행 기간 내내 진경이에게 보다 더 신경을 못써줬던게 많이 아쉽다. 중간중간에 의견 차이로 다투기도 하였지만,   유럽이란 곳에 막연한 동경심만을 가지고 있던 우리에게,   프랑스와 스위스는 유럽이란 이런 곳이다 라는 인상을 충분히 심어주었다.